목록 답변
[ 윤상원 ]
제목 영혼결혼식 mail 등록일 2010-07-15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797
 

영혼 결혼식

 박기순과 윤상원, 두 분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기던 많은 분들이 두 영혼을 맺어 주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여 영혼 결혼식을 치르게 된다. 결혼식을 올린 지 15년이 지난 1997년, 망월동 5월 묘역이 조성되면서 일반 묘역에 계셨던 박기순 열사와 민주열사 묘역에 계셨던 윤상원 열사는 합장으로 5월 묘역에 함께 모셔졌다.

 1982년 2월 20일, 망월동 시립묘지의 들판에 한 쌍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결혼식장에는 신방에 쓸 이불이며 옷가지는 물론이고 축의금을 받는 사람까지 앉아있어 살아있는 사람의 결혼식과 하등 다르지 않았다. 하객들이 모두 자리를 잡자, 신랑측에서 초빙한 장성 임곡 무녀가 굿을 한바탕 벌여서 망자를 불러내고 문병란 시인이 준비한 시를 주례사로 대신하여 낭송을 하였다. 의식이 끝나자 옷가지와 이불 등을 태워 하늘나라로 보낸 후 하객들은 결혼식을 축하하는 음식을 먹고 술잔을 기울였다. 그 결혼식은 장성 입곡이 고향인 신랑 윤상원과 보성 노동이 고향인 신부 재기순의 영혼 결혼식이었다.

 1982년 6월, 두 분의 영혼 결혼식을 기리는 창작노래극이 소설가 황석영의 집에서 공연되었다. 이 창작노래극은 전남대학교 대학가요제 출신 김종률이 작곡을 하고 황석영씨가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를 노랫말로 고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비롯한 대여섯 편의 창작곡을 연작으로 이어서 만든 창작 노래극이다. 이 작품은 윤상원과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을 중심 소재로 내걸었으며 5월항쟁 희생자들의 부활을 상징화한 작품이다. 이 노래극 테이프는 1992년, 기독청년협의회(EYC) 명의로 수천 개가 제작되어 전국 대학가로 전파되었으며 그 안에 수록된 노래 중 ‘님을 위한 행진곡’은 지금까지도 대학생들에게 애창되는 명곡으로 남아 있다.


목록 답변